핀란드 2 - 최근 새로 뜨는 산업과 경제 이슈
오늘은 지난 주에 이어서 핀란드로 가 볼 것인데요. 이 나라의 최근의 경제 이슈는 뭔지, 그리고 제조업이 쇠퇴하고 있다고 하는데 그럼 어떤 산업들로 대체되고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한국경제산업연구원 박정호 실장, 어서 오십시오.
박정호: 예, 안녕하세요.
종횡무진 세계를 가다, 북유럽 시리즈
2021년 11월 1일 ~ 12월 20일 방송
핀란드 2 - 최근 새로 뜨는 산업과 경제 이슈
노르웨이 1 - 북유럽국가들도 부러워하는 나라 노르웨이
이진우: 지난 주에 핀란드 다녀왔는데, 참 독특한 나라, 밤도 길고, 그러다보니 그냥 가족들하고 지내는게 일상이고, 그냥 무뚝뚝하고, 인구도 적고, 스산하고, 사우나 좋아하고, 그런데 노키아라고 하는 큰 기업을 가지고 있었던 나라이기도 하고, 이런 저런 다양한 산업도 있고… 부럽기도 하고, 그렇다고 가서 살고 싶지는 않은, 저는 그런 느낌을 받았어요. 핀란드의 요즘 경제는 어떻습니까? 뭐가 이슈예요? 그 나라 경제 신문 1면에는 요즘 뭐가 납니까?
박정호: 요즘 가장 핀란드 인들이 걱정하는 것 중 하나가 기후 변화 입니다. 전세계적으로 자발적으로 화석 연료를 가장 단기간에 ‘우리 나라에서는 화석연료 제로’를 선언한 나라가 핀란드 인데요.
이진우: 어, 이 분들은 왜 그래요? 화석 연료가 많아지면 온난화가 되어서 본인들의 날씨는 좀 따뜻해 질 텐데요.
박정호: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는데요. 북유럽 국가들이 기후변화 때문에 엄청나게 고생하고 있어요. 대표적으로 핀란드 입니다. 설명을 좀 드리면요. 핀란드는 신재생에너지 부문으로 확실하게 이전을 하겠다고 국가 자체적인 계획을 세웠는데요. 어느 정도로 화석연료를 빨리 없애 버리겠다고 선언했냐면, 2029년에 완벽하게 화석연료를 안 사용하겠다는 거예요. 핀란드에서는 이제 휘발유는 못 구한다는 것이죠. 도로에서 다니는 모든 자동차가 전기나 수소로, 뭐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바뀌죠. 그리고 ‘집에서 경유, 등유 때는 것? 그런거 없어. 전기로 하던, 스토브 하던 알아서들 바꿔.’ 이렇게 가는 거죠. 그러면 왜 이렇게 기후 환경변화에 민감한 국가가 됐느냐? 바로 옆에 있는 북극해가 녹아가면서 자기들 국토가 가장 큰 피해를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진우: 아, 날씨 좀 따뜻해 지겠다, 좋다가 아니군요.
박정호: 그렇죠. 가장 큰 문제가 모기떼 입니다. 호수가 많다고 그랬었잖아요. 지난 시간에 약 18만개 ~ 20만개 가까운 호수가 있다고 했는데요. 여름이 되면 그 호수가 다 어떻게 되겠어요. 모기 유충이 생기죠. 그래서 그린란드도 그렇고, 북유럽 국가에 모기가 창궐했을 때의 동네 모습은요. 뭐랄까, 어떤 (벽)면에 까~맣게 뭐가 붙어 있는 느낌이고요, 그 모기가 청바지도 뚫고 들어온다는 아주 강성인 모기예요. 그래서 특정 시즌에는 다들 얼굴에 양파망같은, 양봉하시는 분들이 쓰는 그물망을 쓰고 동네를 지나다니지 않으면 안될 정도예요.

이진우: 예전에는 추우니까 없던 모기들이, 따뜻해 지니까 알 낳기 좋은 호수가로 몰려 들었군요.
박정호: 따뜻하면 습기가 있으니까 모기가 서식하기에는 최고죠. 그러니 진짜 엄청난 피해가 생기기 시작한 거예요. 그래서, ‘기후가 따뜻해지니까 여기서 농사도 짓고 해 보자’가 전혀 아닙니다. 그리고, 빙하가 가끔 떠 내려와 가지고, 마을 앞바다까지 또는 호수까지 넘어오면, 그 빙하가 갑자기 풍덩 가라앉으면 쓰나미가 와서 앞마당이나 집안까지 다 쓸려 나가는거죠. 바로 이런 이유로 핀란드에서 제일 걱정하고 있는 것은 바로 지구환경. 이렇게 보시면 되겠구요.
이진우: 그런데 이거는 핀란드가 화석연료를 안 쓴다고 해서 될 일이 아니잖아요.
박정호: 근데 본인들이 먼저 하자, 그만큼 절박함이라는 거죠. 그 다음 두 번째는, IT 강국이었는데, IT에 대한 경쟁력을 서서히 잃어가고 있습니다. 노키아라는 세계적인 기업을 갖게 된 이유도 이들의 기후 환경과 토양환경 때문인데요. 핀란드는 워낙 산림이 많고 호수가 많다 보니까 도로나 전신주를 다닥다닥 설치하게 힘들죠. 지형이 불규칙하니까요. 심지어 어떤 호수는 벨기에 영토보다 커요. 그러다보니 노키아의 원천기술이라고 할 수 있는 무선 송수신 기술이 발달 될 수밖에 없죠. 무선을 까는게 더 효과적이고 비용이 절감되는 거에요. 처음부터 무선이 대세가 되고 전세계가 두 손에 휴대폰을 들고 다닐 거라고 생각한 게 아니라요. ‘우리 어떻게든 서로 소통은 해야지’ 이런 상황에서 개발하기 시작한 거예요. 바로 그런 자구적인 노력 때문에 노키아가 가지고 있는 여러 원천 기술이 개발돼서 그걸로 먹고 살았는데, 자신들이 보유하고 있던 세계적인 회사들, 조선업이나 IT 부분이 경쟁력을 잃다 보니까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야 되는 상황인데요. 이런 새로운 먹거리를 찾기 위한 첫번째 방편으로, 외국인들이 투자를 안하는 것 같으니 핀란드 자체적으로 새로운 기업이 생기기 위한 노력을 하는데요. 핀란드의 많은 IT 인력들, 프로그래머들, 이런 사람들을 활용해서 여기서 기업활동을 많이 해주면 우리도 경제가 발달 될텐데 그런 회사들이 왜 안 들어오나 물어봤더니, ‘너네는 도로도 제대로 나 있지도 않고, 조금 가다 보면 카약 타고 넘어가야 할 정도니 어떻게 물류가 되겠냐.’ 바로 이런 이유로 인해서 최근에 SOC 사업을 굉장히 많이 구축하고 있어요. 도로 깔고 다리 놓고 하는 것들이죠. 그렇게 해서 어떻게든 외국 기업들을 유치할 수 있는 기본적인 환경을 만들자는 것입니다.
핀란드에는 산업혁명 시절에 값싼 수력발전을 이용하기 위해 많은 공장이 지어졌다.
박정호: 그런데 옛날에 핀란드가 북유럽 국가들 중에서 선도적으로 산업혁명을 했던 국가였어요. 본인들이 산업혁명을 하겠다고 해외에 가서 배워오고 한 게 아니라요. 외국인들이 자발적으로 찾아와서 여기다 공장 짓고 기업활동하고 그랬어요. 산업혁명이 일어나고 공장이 조금씩 고도화 되기 시작하니까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전기료가 싸야 되는데요. 핀란드를 가만히 봤더니 수력 발전 하기에 너무 좋은 거예요. 일단 만들어 놓으면 전기의 원가가 없으니까요. 그래서 영국, 프랑스, 오스트리아 등에서 공장 깨나 운영하던 많은 기업가들이 핀란드에 돈 싸들고 와서 수력 발전을 조달하기 쉬운 곳에서 크게 공장을 했었죠.

이진우: 와. 핀란드는 곳곳에 있는 호수들이 정말 고맙기도 하고, 그것 때문에 개발도 안되기도 하고, 그것 때문에 모기도 들끓고, 그러나 또 그거 때문에 싼 전기가 가능하니까 먹고 살기도 하고 그렇군요.
박정호: 그래서 핀란드인들은 지정학적인 환경 때문에 회사를 경영하는 것, 물건을 만들고 판매하는 것들을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었다, 이렇게 보시면 되겠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이런 제조 기능은 중국, 한국, 일본이 상당부분 가져갔구요. 유럽에서도 독일이나 일부 빼고는 그 어느 국가도 제조는 잘 안하잖아요. 그러다보니 핀란드는 헬싱키라는 행정수도 말고 바깥에 있는 다른 데는 공장들이 하나씩 문닫고, 옛날 같은 경기가 아닌 거에요. 그래서 지방 도시를 가보면요. 예를 들어, 자기 집으로 오라고 초대를 해요. 왜냐하면 갈 데가 별로 없으니까요. 그래서 가보면, ‘주소를 잘 못 찍었나?’ 싶은게, 외관을 딱 보면 공장이에요. 옛날 공장. 크고 두꺼운 굴뚝이 있어요. 공장 입구는 큰 트럭이 들어가야 되니까 문이 크잖아요. 건물이 그렇게 생겼는데, 여기에 살고 있다는 거에요. ‘이게 뭐지? 얘는 그런 공장을 자기집처럼 생각하는 건가?’ 했더니, 그게 아니라, 그런 공장들을 운영했던 외국 기업들 다 빠져나갔다 보니, 그 공장들을 헐 긴 아깝고 해서, 그걸 다 거주지로 개조해 버린 거예요.
제조업이 쇠퇴하면서 지방에 지어진 공장은 빈 건물이 되었고 이것을 주거지로 개조한 곳이 많다.
이진우: 그 큰 공장에서 혼자 살아요?
박정호: 아니죠. 거기를 연립주택처럼, 방 만들고 뭐 이렇게 해가지고.
이진우: 오오, 운치 있겠는데요? 우리나라도 옛날에 폐공장들을 까페로 바꾸고 해서 명물이 된 것들 많잖아요.

박정호: 들어가 보면 또 이색적인 느낌이에요. 그런데 외관을 보면 잘 못 왔나 싶을 정도로, 그것도 최근 공장도 아니고 19세기에 지은 공장, 뭐 이런거 있잖아요. 그런 공장이 다 집이에요. 그런게 멋지거나 부럽지는 않았는데요. 왜냐하면 그래도 주거를 쾌적하게 하려면, 비 안맞고 바로 지하주차장으로 내려가서 차타고 이런게 있어야 하는데, 말 그대로 공장이었으니까 그런 최적화된 동선이 안 나오잖아요. 그래서 이런 저런 불편한게 많죠. 바깥에 비오면 비맞고 차까지 나갔다 와야 된다던가. 하여튼 그렇게 지방의 제조가 소멸하다 보니까, 지역 균형 발전이라고 해야 될까요? 일자리를 새로 만들기 위한 새로운 산업들을 많이 육성해야 되는데요.
핀란드가 차세대 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는 것은 IT와 바이오
핀란드가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산업이 두가지 인데요. 하나는 본인들 원래 잘했던 IT, 또 하나는 바이오입니다. 이것도 본인들이 필요한 거에 방점을 찍은 거예요. 핀란드도 여느 나라 못지않게 초고령 사회 문제가 심각해요. 저출산 초고령 사회. 저출산은 자동적으로 초고령이 되게 만들죠. 그러다 보니까 핀란드 내부의 나이 든 사람들을 부양하고 사회 복지 제도로 의료 서비스 제공 하려고 하니까, 어쩔 수 없이 바이오 산업에 관심을 갖게 됐고요. 그것으로 본인들 수급도 해결하고 해외 수출도 하겠다는 목적으로, 바이오 분야와 IT 분야의 새로운 창업을 적극적으로 밀어주고 있습니다.
이진우: 이분들은 머리 좋은 분들이네요. 바이오 산업이라는게 관심을 갖는다고 다 되는게 아닌데, 이분들은 관심 가지면 그냥 되네요.
박정호: 예. 이게 또 지난 시간에 했던 핀란드의 국민성과 굉장히 관련이 크다고 생각해요. 핀란드는 전세계에서 가장 창업이 활발한 국가 중 하나입니다. 대표적으로 이스라엘, 핀란드, 중국 등이 창업이 활발한 국가구요. 우리나라는 어떻게 보면 비자발적 창업, 본인이 어쩔 수 없이 하는 것이구요. 그런데 전 세계적으로 창업이 활발한 국가들은 크게 3가지 정도 이유가 있어요. 첫 번째는, 우리의 경우 해방 이후 굉장히 창업이 활발히 했었는데요. 그 때는 금방 이해되시죠? 취업할 회사가 없잖아요. 창업을 해야 일자리가 생기죠. 내 일자리를 내가 만든거죠. 지금 대기업 CEO들도 그 때 회사를 만든 거잖아요. 다른 회사가 없으니까. 그렇게 아예 회사가 없어서 창업이 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거는 요즘은 많이 드물죠.
복지가 잘 되어 있는 국가에서 창업이 많아요.
두 번째는, 복지가 잘 된 국가에서 창업이 많아요. 왜냐하면, 실패했을 때 대안으로 국가가 어느 정도 이상을 다 보장 해 주잖아요. 그러니까 과감하게 창업할 수 있죠. 우리는 창업을 하고 싶어도, 내가 더러워서 이 회사 때려 치고 싶은데도 못하는 이유가, 생계에 대한 대안이 없으니까, 이거든요. 그러니까 울며 겨자먹기로 계속 저 상사랑 얼굴 마주치며 있는 거예요. 그런데 만약에 내가 때려쳐도 내가 집 걱정 없고, 의료비 걱정 없고, 삼시세끼 전혀 걱정 없고, 애들 교육비 전혀 없다면, 어느 날 상사 하고 틀어지면 끝낼 수 있는 거잖아요. 이렇게 복지가 잘 돼 있는 국가들은 이렇게 자기가 스스로 뭔가를 해 보려는 기질을 북돋아 줄 수 있어요. 복지가 돈을 쏟아 붓는 다는 것만 있는게 아니라, 혁신을 유발하는 효과도 분명히 있습니다.
핀란드인은 자기 주도형 삶을 살고자 하는 기질이 있다.
세 번째는 자기주도형 삶을 살고자 하는 욕구가 강한 민족들이 있어요. ‘왜 내가 트랙을 짜놓은 경로를 따라가야 됩니까? 왜 당신이 시킨 일을 내가 해야 되죠? 왜 내가 공무원이라는 시험을 위해 학원을 다니고 공부를 하고 시험을 보는, 그렇게 짜여진 삶을 살아야 되느냐?’ 이런걸 되게 싫어하는 기질을 가진 사람들이 있는데, 대표적으로 핀란드가 그래요.
이진우: 그것은 기질인가요? 아니면, 인구는 적은데 수요가 많으니 인건비가 비싸서 굶어 죽지는 않기 때문입니까?
박정호: 저는 기질이라고 봅니다. 왜냐하면 지난번에 핀란드는 다른 사람 신경 안쓰고 가족주의 또는 개인주의라고 말씀드렸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나는 내 방식이 있어. 난 내가 원하는 삶을 살꺼야.’ 이런 거죠. 그리고 핀란드도 북유럽 국가니까 복지는 잘 돼 있거든요. 그런 개인 주도적인 삶, 자아실현 적인 삶을 살아볼 수 있는 기초적인 환경을 국가에서 제공해 주고 있는 거죠. 그러니 실제 그런걸 해보고요. 그리고, 교육제도. 전 세계에서 가장 교육 환경이 좋은 나라도 핀란드 거든요. 그럼 여긴 교육이 어떻게 되냐면, ‘니가 되고 싶은게 그런 모델이고, 너는 우리 학교에서 그런 걸 배우고 싶다고? 그러면 니가 그런 커리큘럼을 짜서 니 스스로 배우다가 궁금한 게 있으면 그 때 나한테 물어봐.’ 이거예요. ‘당신의 학습 계획을 당신이 세우세요.’ 라는 자기주도형 학습이죠. 그러니까 초, 중, 고에서 다 같은 교과서 펴고 ‘자, 오늘은 챕터 1의 몇 장 부터 어디까지 나갈 거다’ 이게 아니라, 아이들이 다 다른 챕터를 보고, 어떤 친구는 벌써 저~ 끝에 챕터를 보고, 어떤 친구는 한 챕터가 마음에 들어서 그거에 대해서 깊이 들어가고요. 그리고 교사 한 사람 다 학생 수가 적을 거 아니겠습니까? 그러니까 일대일로 코칭도 가능하죠. ‘잠깐만 기다려. 얘한테 이거 가르쳐주고 나서 너한테 그거 가르쳐줄께’ 이런게 가능한거죠.
이진우: 와, 초등학교 선생님이 만물박사여야 되겠네요.
박정호: 네, 그렇죠. 그러다 보니까 정말 어렸을 때부터 배우는 것도 내가 재밌어서 배우고, 재미 없으면 안 배워서 공부 말고 다른 삶을 사는 방법으로 가구요. 그러다 보니까 자기 학습 능력도 굉장히 뛰어나구요. 사회 생활 하다가 문제가 생겼을 때 스스로 그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도 좋은 거죠. 창업이 안 발달할 수가 없어요.
이진우: 핀란드는 이웃나라와의 관계는 어떻습니까?
박정호: 제일 싫어하는 나라가 구 소련이죠. 국경을 접하고 있기 때문에, 역사적으로 소련의 침공을 많이 받았죠. 핀란드의 인구는 워낙 작아서, 소련인들이 저 땅덩어리를 가지면 요긴하게 쓸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었겠죠. 그래서 2차 세계대전 때도 소련이 만만하게 보고 장갑차 군인 데리고 와서 밀어 보려고 했었어요. 정확히는는 모르겠습니다만, 예를 들어서 핀란드가 가지고 있는 탱크가 1이라고 하면, 그 때 러시아 탱크가 300개가 왔다고 보시면 돼요. 핀란드의 국민이 500만명이니, 핀란드의 군인은 소련의 한 개 사단 정도 밖에 되잖아요. 그에 비해 엄청난 숫자의 소련군이 와서 핀란드를 쑥대밭을 만들어서 위성 국가를 만들려고 했는데, 결국은 어떻게 되었느냐? 핀란드가 이겼습니다. 그 당시 소련이나 이런 국가들이 북유럽 국가들을 많이 침공 했었는데, 끝까지 독립을 유지하고 있었던 건 오히려 핀란드예요. 핀란드인들은 자기들이 열악하다는 상황을 잘 알았기 때문에 처음부터 철저히 대비를 했습니다. 모든 영토를 다 지키지는 못하니 포기할 껀 포기하자며 북쪽 지역을 포기했어요. 거긴 너무 추워서 소련인들도 못 견딜 것이라고 보았죠. 소련인들이 시베리아만큼 추운 데서 오는 것이 아니라, 모스크바 정도로 살만한 데에서 온 사람들이기 때문에, 그 정도 추위에도 깜짝 놀랄 것이라고 예상하고 포기를 했는데, 소련인들도 진짜 못 올라간 거예요. 올라갔다가 포기하거나 기갑 장비가 망가지거나, 냉각수가 얼어서 작동이 안되거나, 이런 일이 있으니까 내려 온 거죠. 그래서 아래에서 싸우게 됐는데, 핀란드는 여기만 오랫동안 대비를 해 놓은 거에요. 미리 함정 같은 것도 파놓고, 참호도 만들어 놓고 하면서, 여기서 끝까지 향쟁하는 전략 전술 때문에 소련이라는 국가를 이긴 거죠. 그래서 소련에 대한 우려는 지금도 계속하고 있는 상황이죠.

그런데 재미있는건, 스웨덴은 국가 규모나 인구가 핀란드보다 두 배 이상 많고, 볼보나 이케아나 H&M 등의 제조업도 하고 이러다 보니까, 교역의 구조가 교역을 많이 하는 다른 국가와 비슷해요. 예를 들어, 우리나라, 일본, 인도네시아, 독일, 영국 등 제조를 많이 하는 나라는 대부분 중국으로부터 많이 사오고, 수출은 대부분 미국으로 하죠. 그래서 제1, 2위 교역 국가가 중국, 미국 이거든요. 핀란드는 그렇지 않아요. 교역 국가 1, 2, 3등이 전부 인접 국가입니다. 필요한 여러 상품들은 스웨덴에서 사오고, 원자재라든가 다른 값 싼 것들은 스웨덴에 팔고, 또 소련이 중국처럼 값 싼 노동력을 제공 하죠. 그래서 소련, 스웨덴, 독일 정도가 전체 교역의 40%. 그래서 미/중이 무슨 갈등이 있던 말던 상관 없죠. 이게 전세계에서 핀란드가 가진 독자성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핀란드의 주로 인접국가들과의 교역이 많다.
이진우: 그렇군요. 자, 오늘은 한국경제산업연구원 박정호 실장과 함께 핀란드를 다시 한번 다녀왔습니다. 고맙습니다.
박정호: 감사합니다.
이 글은 2020년 11월 22일 방송된 MBC 라디오 프로그램 ‘손에 잡히는 경제’에서 ‘종횡무진 세계를 가다’ 코너를 발췌한 것입니다. 글로 옮기는 과정에서 흐름을 부드럽게 하기 위해서 약간의 첨삭이 있으며, 정확한 원본은 팟캐스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종횡무진 세계를 가다, 북유럽 시리즈
2021년 11월 1일 ~ 12월 20일 방송
핀란드 2 - 최근 새로 뜨는 산업과 경제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