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자와 떠나는 세계 일주 시간, 종횡무진 세계를 가다. 오늘은 오랫만에 유럽으로 날아가 봅니다. 복지 천국으로 불리는 북유럽의 나라, 스웨덴으로 떠나 보겠습니다. 한국경제산업연구원의 박종호 실장님, 어서오세요.
박종호: 예, 안녕하세요.
종횡무진 세계를 가다, 북유럽 시리즈
2021년 11월 1일 ~ 12월 20일 방송
스웨덴 1 - 공동체 의식이 강한 스웨덴
노르웨이 1 - 북유럽국가들도 부러워하는 나라 노르웨이
이진우: 북유럽 국가들은 스웨덴, 노르웨이, 핀란드, 순서가 항상 헷갈려요. 그냥 삼총사 같아요. 오늘은 스웨덴. 여기가 전세계에서 평등 의식이 제일 강한 나라 라면서요?
박정호: 예, 맞습니다. 사실 스웨덴 하면 복지같은 단어들을 떠올리게 되는데요. 그런 복지를 강하게 만들 수 있는 근저의 철학이나 의식 구조 등을 봤을 때, 공동체 의식, 즉 '우리는 하나가 아니라 집단이고 같은 구성원의 일원이다' 이런 생각을 굉장히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그런 것들이 제품에도 투영 되고, 사회제도에도 투영되고, 여러가지에 투영이 되는데요. 가장 대표적으로 말씀드릴 수 있는 부분은, 디자인에도 투영이 됩니다.
스웨덴을 이해하는 키워드는 공동체의식
디자인
이진우: 디자인에 평등 의식이 투영되어 있다구요?
박정호: 네. 그렇죠. 대표적으로, 스웨덴 하면 가장 대표적인 기업 2개를 꼽을 수가 있는데요. 하나는 이케아, 또 하나는 H&M이라는 SPA 의류죠. 특히 H&M은 옷을 빨리 트렌드 있게 소량 다품종으로 만들고 바로 소모시키는 그런 의류인데요. 이런 두 회사를 보면 어디랑 딱 완전히 비교가 되냐 하면, 이탈리아나 프랑스랑 비교가 돼요. 이탈리아와 프랑스는 역시 가구 정말 잘 만들고 옷도 정말 잘 만들죠. 그런데 거기는 각각의 부띠끄들마다, 자신의 철학과 자신의 개성과 자신의 색감들을 다 보여주고요. 그 브랜드를 통해서 나만의 가치관을 실현하는 것이 제품에 고스란히 투영됩니다. 그런데, 이케아 제품 보세요. 제품 어디에도 브랜드가 이케아라고 크게 인쇄가 되어 있거나 패턴이 있거나 하지 않아요. 그리고 너무나도 디자인 자체가 단촐하죠. 그냥 딱 필요한 부분만, 필요한 실용성만 담아 놔요. 그러다 보니까 이케아 가구는 어디다 놔도 크게 언발란스 하지 않죠. 그러다고 돋보이지도 않고. 바로 그런 '너무 튀어서도 안되고, 어디서든 융합이 될 수 있다'라는 공동체적인 생각들이 가구에서도 그대로 추영되고, 좀 전에 말씀드렸던 H&M이라는 의류에서도 그대로 투영됩니다.
이진우: 그냥 그 브랜드가 추구하는 방향이 아니라, 원래 스웨덴 자체가 그래요?
박정호: 그렇습니다. 한국인들이 만든 제품은 어딘가 모르게 한국스럽다는 소리를 외국인들도 많이 해요. 그리고 반대로, 스웨덴이 만든 제품은 어딘가 모르게 스웨덴스러운 거구요. 이탈리아와 프랑스가 만든 제품은 어딘지 모르게 또 그런거예요. 그런데 우리는 그 문화 속에서 살다 보니까 모르는 거에요. 그런데 바깥에서 보면, 저는 이제 워낙 출장 같은걸 많이 가보니까, 이 나라스러운 제품을 만들고 있네 이런 생각이 드는 거예요.
이진우: 한국 스러운 제품은 어떻게 한국스러워요?
박정호: 굉장히 특징이 있어요. 한국스러운 제품이라는 건 두 가지 모습을 다 같이 가지고 있대요. 큰 틀은 있어요. 큰 틀은 있는데, 그 안에 개성들이 있다는 거예요. 대표적으로 삼성하고 애플 제품을 한번 말씀드려 볼께요. 전세계에서 사실 디자인으로 인정받는 회사 그러면, 우리나라 분들은 워낙 애플 제품 좋아하시는 분들이 많으니까, '애플 제품이야' '애플 제품이야' 이렇게 생각하시는데요.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에서 더 많은 상을 받고 더 많은 극찬을 받는 제품들은 삼성이 훨씬 많아요. 그런데, ‘아니, 삼성은 무슨 디자인스럽다고 할 수 있는, 어떤 작가주의라던가 이런 것도 없는데, 그게 그랬나?’ 이렇게 생각하기 쉬운데요. 사실 외국의 디자이너들이 보기에 애플이 좀 더 위험스럽다는 거죠. 너무 애플스럽다 보니까, ‘그 애플스러움에 대한 그 한계가 다다르면, 그럼 누가 또 애플 제품을 사겠어?’ 근데 삼성이나 LG 제품은, 어떤 큰 틀은 있죠, 전자제품으로서. 그들이 원하는 지향점 아래서, 그 안에 디자인 랩실이라든가 연구자들이 그 나름 대로 연출하고 싶은 그것들이 다 조금씩 조금씩 개성을 넣어 놓았다는 거에요.
이진우: 선수들이 보면 '요거 한국스러운 디자인 인데' 이게 바로 보인다는 거예요?
박정호: 그렇죠. 큰 체계, 틀 안에서 자신들의 역량을 발휘하는 모습들이 보이는 게 한국스러운 거고요. 애플은 CEO 가 워낙 입김이 세다보니 그 틀안의 모든 것이 그리로만 간다는 거예요. 한국 제품이 개성이 강하대요. 그런데 그 개성이 강한 정도가 흔히 말하는 작가주의 라고 말할 정도로 아주 강한게 아니라, 틀 안에서만 움직이는, 그렇다고 이야기 하더라구요.
공동체의식
이진우: 다시 스웨덴 얘기로 넘어갑시다. 원래 우리가 은근히 추구하는 게 평등사회 잖아요. 그러면 (스웨덴은) 괜찮은 나라로 느껴지는데. 스웨덴도 단점도 있어요?
박정호: 그럼요. 사실 스웨덴 그러면 우리가 멀리서 보기에는 부러워만 하죠. 저렇게 국가가 다 책임져 주고, 아무 걱정 안해도 되고, 뭐 그런 걸로 우리가 부러워만 하는데요. 이런 공동체 사회를 유지하고 관리하고 계속 지켜 나가기 위해서는, 정말 가장 필요한 게 개인의 자유를 일부 희생해야 되요. 가장 큰 예를 들면, 제가 이 예를 제일 많이 드는데요, 스웨덴 국세청의 슬로건이 뭐냐하면, '연봉 협상에 사용하세요' 입니다. 스웨덴의 국세청 사이트에 들어가면요, 모든 사람의 연봉을 다 조회할 수가 있어요. 예를 들어서 이진우 기자님의 회사와 존함을 치면 연본이 딱 나오고요. 현대차 다니시는 분이, '가만있어봐, 우리 대리님이 나보다 많이 버는 거야?' 하고 대리님 이름을 치면 연봉이 딱 떠요. 왜 그러냐 하면, 공동체를 지켜나가기 위한 가장 선결 해야 될 상황은 공동체 구성원들이 어떤 상황에 놓여져 있는지 서로 알아야 되는 거예요. 때로는 결핍된 사람은 벌충해줘야 되고, 때로는 '야 넌 왜 너만 혼자 이렇게 많이 가지고 있어'라고 하면, ‘그거는 좀 나누자’ 이렇게 해줘야 되는 거거든요. 따라서 우리가 보기엔 말도 안되는 개인의 권리, 개인의 자율, 개인정보 이런 것들이 스웨덴에서는 굉장히 당연하게 오픈 해야 되는걸로 여겨진다. 왜? 공동체를 지켜야 되기 때문에. 그래서 사실 공동체를 지킨다는 것을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굉장히 많은 희생을 요구하고요. 그러다 보니까 돌출 행동을 절대 할 수가 없어요. ‘이건 제 개인 생각이니까 전 이렇게 할게요’ 그런걸 스웨덴에서는 용납 못해요. 그런데 우리나라는 지금은 90년대 생들이 온다 라고 해서 많은 기업들도 이제 신입 사원들과 소통하고 새로운 흐름을 만들기 위해서 개인적인 자유를 많이 주거든요. ‘저는 탄력 근무라서 일찍 와서 일찍 퇴근할께요.’ ‘그래 요즘 그런게 다 존중 받아야 되니까.’ 이런게 있는데요. 생각보다 스웨덴에서는 그런 것을 수용해 주지 않아요.
이진우: 어쩌다가 그게 그렇게 되고 다들 수용 하게 됐죠? 보통은 사람들은 그냥 내버려두면, 가만히 두면 각자 개성이 드러나기 마련이잖아요? 그래서 우리도 택지 같은 거 분할해서 나눠 주고, ‘알아서 집 지으세요’ 하면 다 자기 개성대로 짓는게 자연스러운 결과라고 생각되는데. 왜 그런 독특한 문화가 생겼어요?
바이킹의 후예이기 때문인 것 같아요
박정호: 물론 현대사에서 복지와 사회의 공공부조를 강화시키려는 정치적 흐름이나 리더십이 있었던 게 가장 가까운 이유구요. 좀더 근원적인 걸 보자면, 바이킹의 후예이기 때문인 것 같아요. 무슨 얘기냐 하면 어선들을 관리 하는건 혼자 할 수 없는 거잖아요. 배에서는 질서가 중요하니까. 같이 노를 저어야 되고 합을 맞춰야 시너지를 낸다는 걸 오래전부터 선조들이 같이 배운 거에요. 배를 만드는 것도 혼자 못 만들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바이킹처럼 원거리를 가야 되는 사람들은, 이것도 같이 합을 맞춰야 되고, 노를 저을 때도 합을 맞춰야 되고, 풍랑을 만날 때도 합을 맞춰야 된다는 게 아주 오래전의 선조 때부터 전해진 거예요. 갑자기 현대의 어떤 리더가, ‘우리가 같이 합시다’ 라고 해서 그걸 따라올 수가 없거든요.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이진우: 그럼 우리민족 이런 거에 대한 고유한 문화에 대한 집착 이런 것도 강하겠네요?
박정호: 민족성이라기 보다는 공동체의식이라고 표현하고 싶어요. 요즘 한국인 분들도 특히 북유럽으로 이민을 많이 가세요. 그것도 하이테크 기술을 가진 엔지니어 분들이라든가, 이렇게 학력이 높으신 분들이 많이 가는데, 행복지수가 그렇게 높지는 않아요. 이민을 갔는데, 제일 먼저 요구하는 게 뭐냐하면요. 예를 들어, 남편은 일하고 아내는 집에서 자녀들을 교육하는 외벌이 가족들이 이민을 가잖아요. 그럼 거기의 소사이어티, 공동체가 확인부터 들어가는 거죠. 관리 해야 되니까, 우린 공동체니까. ‘뭐하던 사람이에요? 거기서 무슨 일 했어? 어떤 회사를 다녔어?’ 이렇게 이웃 동료들이 꼬치 꼬치 묻죠. 이제는 공동체고 연대니까. 그런데 '아내 분은 뭐 하셨어요?' 했더니, '저는 특별한 일 안하고 전업주부 였어요' 라고 하면, '여기서는 뭐라도 할 수 있을 거야. 우리가 일자리를 찾아 줄게. 왜 너만 혼자 무임승차자가 되려고 하냐? 너도 일해야지?’ 이렇게 말합니다. 공동체라는거 이해 하셨죠?
이진우: 우리(한국)는 일을 한다는 건 내가 돈 벌기 위해서 하는건데, 그들은 세금 많이 내니까, '너도 빨리 일해서 세금 내.' 이 말이군요.
박정호: 스웨덴은 공동체를 유지하기 위해서 다같이 일을 해야 되는 거죠. 공동체 하면 내가 문제가 있어도 옆에서 챙겨주고 또 알려주고 하니까 좋아 보일 수도 있지만, 이 공동체 라는 걸 운영하는 그 현장의 실상을 보면 '야 이게 꼭 좋아만 할 일은 아닐 부분도 일부 있구나' 이런 생각은 들죠.
재벌
이진우: 그런거를 계속 유지하려면, 누구나 가난하지 않고 누구나 고통 받지 않으려면, 많이 버는 사람이 베풀고 세금을 많이 내야 되잖아요. 그러면 많이 버는 사람은 불만이 없어요?
박정호: 아 중요한 또 질문 하셨어요. 스웨덴에도 우리로 따지면 재벌이라고 하는, 많은 돈을 번 사람들이 있죠. 대표적으로 스웨덴의 대표 재벌은 발렌베리라는 가문 있어요. 한때는 스웨덴 세금의 30%를 이 집안의 회사들이 내고 있다고 했을 정도로 엄청난 가문이에요. 지금 삼성이 우리나라 법인세의 약 20% 이상, 수출도 20% 이상을 하니까, 우리의 삼성가 보다 크겠죠. 이 발렌베리 가문의 가훈을 보면 스웨덴에서 살아남는 방법을 딱 엿볼 수 있어요. '존재하지만 드러내지 마라.' 이게 가훈이에요. '우리는 존재는 해야 된다. 존재감이 있는 존재여야 된다. 하지만 그걸 드러내지는 마라.' ‘사람들의 눈에 절대 띄지 마라.’ 이게 이 발렌 베리 가문의 선조 급이 되는, 처음 이 가문을 일으켰던 분이 남기고 가셨어요. 그래서 실제 발렌베리 가문의 사람들, 예를 들면 이종사촌이니, 손주, 이런 사람들 있잖아요. 길가다 본 그 사람이 그 가문인지 몰라요. 우린 길가다 보면 삼성그룹 누구다, LG 그룹 누구다, SK 회장이다 이 걸 아는데요. 발렌베리 기문은 '어, 니가 그 가문의 사람이었어?' 이렇게 되는거예요. 왜? H&M 옷 입고 다니고 이케아 가구 사입고 이렇게 되다 보니까요.
발렌베리 가문의 가훈: ‘존재하나 드러내지 않는다.’ 라틴어로 'Esse, Non videri'
그리고, 그 집안이 돈을 좀 많이 벌 다 보니까 국가의 구성원으로서 혜택을 좀 많이 받는데요. ‘야 넌 왜 혜택받어?’ 이런 지적을 안 당하려고, 그 어떤 집안 보다도 더 혹독하게 발렌베리 가문이 가지고 있는 회사의 경영을 물려받을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입증 받는 과정이 있어요. 첫번째는 반드시 외국에서 공부를 해야 된다. 외국에서 공부할 때 학비는 니가 벌어야 된다. 그리고 군 복무나 국가를 위해서 헌신하는 어떤 일정 기간을 가져야 된다. 그리고 나서 발렌베리 가문에서 위에서 부터 시작하는게 아니라 밑에서부터 시작해서 인정을 받아야 된다. 이 일련의 절차를 다 거친 이 가문의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에게 물려주는 것이지, 장손이니까 물려준다 던가, 아빠 눈에 들어서 물려 준다든가, 이런거는 최대한 지양하죠.
상속세
이진우: 그런데 요즘도 그렇습니다만, 우리나라에서는 재벌들이 그들도 조용히 살고 싶을 텐데 시끌시끌 하는 이유가, 아버지 기업을 물려받을려면 아들이 뒤에서 좋지 않은 짓을 해서 재산을 모아야 상속세를 내잖아요. 그 모으는 과정에서 항상 뒷탈이 있고 시끄러움이 있잖아요. 우리도 그들의 대해서 별로 관심을 안 갖고 싶은데, 그러니까 자꾸 신문에 나잖아요. 일감을 몰아줬네, 불공정거래를 하네, 뭐 이러면서. 사실 스웨덴은 그렇게 안해도 물려받을 수 있어요? 여기는 상속세가 없다던데요?
박정호: 그것도 정확한 풀 스토리를 말씀드릴께요. 원래는 상속세도 어마무시 했어요. 상속세 뿐만 아니라 자기가 벌은 것의 거의 절반을 다 세금으로 가져가고, 그러다 보니까 이런 재벌 총수 같은 분들이 자기 나라에서 못 살겠는는 거예요. 그래서 어땠냐 하면, 이케아 설립자는 스웨덴을 떠나서 삼십 년동안 안왔어요. 스웨덴 회사의 설립자고, 스웨덴의 국적을 가진 분이, 세금을 피하고 싶어서 30년 동안 거의 스웨덴에 안왔어요. 그러다가 언제 왔느냐? 2005년 인가? 7년인가? 연도는 제가 가물가물한데, 그때 황혼 이즈음해서, 나는 이제 고향에 묻히고 싶다, 대망의 마지막 항혼은 고향에서 보내고 싶다 해서 오셨는데요. 역시 ‘나이 드니까 고향에 오는 거야?’ 하시겠지만, 아니에요. 바로 고 즈음에 스웨덴이 상속세를 폐지 했어요.
스웨덴은 상속세를 폐지했다. 전체 세입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0.3~2%로 미미했기 때문에 폐지할 수 있었다. 대신에 상속받은 재산을 처분하는 시점에 부과하는 자본이득세가 있다.
이진우: 아니, 세금을 많이 걷는게 복지 국가의 근본이고, 세금 중에 사실은 가장 의로운 세금이 상속세 잖아요. 아무것도 안하고 받은 불로소득 재산이니까. 그거를 왜 없앴어요? 어떻게 없앴어요?
박정호: 왜냐하면 스웨덴은 돈 좀 번다는, 경제활동 좀 한다는 사람들이, 방금 대표주자인 이케아 설립자도 해외를 가서 몇 십 년 동안 있다가 오는 마당이니, '야 이게 가만히 보니까, 경제활동을 왕성하게 해서 세금을 10%만 걷더라도 그런 사람들이 여기서 활동하면 세수로 걷힌 금액 자체는 더 많을 수도 있는데, 세금을 너무 많이 거둬서 이 사람들이 다 나가 버리니, 세금이나 세율을 올리는 게 오히려 손해다'라고 스웨덴 정부에서 판단을 한 거죠. 그렇게 평등 의식이 강한 국민들이 그 논리를 결국은 받아들인 거죠. 왜? 세금이 있어야 이 공동체를 유지하는데, 세금을 가장 많이 내는 사람들은 전부다 방금 말씀 드린대로 조세를 강하게 회피하려는 이런 일들을 해 버리니까요. 그래서 어쩔수 없이 '이거 안 되겠다. 우리가 적어도 이 스웨덴에 터전을 갖고 있는 회사를 송두리째 외국에 넘기지 않으려면 방금 말씀하신것처럼 상속세를 없을 해줘야겠다. 그게 후손 들에게도 중요하고’ 라고 전환을 한 거죠.
재벌
이진우: 한가지 궁금한게 더 있어요. 이렇게 스웨덴이 공동체 의식 평등 의식이 강한 나라로 유명한데요. 발렌 베리 라고 하는 기업은 우리나라의 삼성보다 국민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크고 더 지배력이 강한 회사라면서요. 그 회사가 저렇게 클 때, ‘거 왜 저 친구만 저렇게 크냐?’ 라는 견제도 분명히 있었을 텐데, 왜 그렇게 한 기업이 자꾸 커지고 다른 기업은 안 크죠?
박정호: 이게 모든 비즈니스의 공통점 인 것 같아요. 그러니깐 이런 겁니다. 어떤 한 회사가 좀 더 견실해 지잖아요. 그러면, 그 뭐랄까요, 쏠림 현상이 생겨요. 예를 들자면, 우리나라에서 아주 좋은 대학들이 있지 않습니까? 그 좋은 대학들의 아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는 학생들이 제일 가고싶은 회사는 어딜까요? 우리나라의 제일 큰 기업이겠죠. S, L, H, S 이런데죠. 그러니까 그 회사가 어떤 이유든 간에 어떤 분야에서든 커지면 인재를 다 빨아들이는거죠. 그리고 그 회사도 이런 인재 때문에 또 다른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또 다른 비즈니스를 정말 잘할 수 있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에, 그 인재들을 더욱 더 유치하기 위해서 더 좋은 조건을 쓰고 더 좋은 혜택을 주는 거에요. 근데 그 인재들 중에서 누군가는, 이제 과장은 다섯 명인데, 부장은 2명이고 임원은 한 명이잖아요. 내가 부장 중에 아무리 봐도 내 옆에는 저 부장님이 진짜 임원 될거 같고 나는 임원을 못 할 거 같애. 그럼 회사에다가 뭘 하느냐? 신규사업 계획서를 내는 거죠. 우리가 이런 새로운 사업을 해 보면 좋아보입니다. 제가 가서 임원 한번 해보겠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자기 복제라고 해야하나, 처음에는 건설만 하던 회사가, 전자를 하지 않나, 자동차를 하지 않나, 뭘 하지 않나, 이렇게 되버리는 거죠. 그래서 이거는 스웨덴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거의 전 세계 거의 모든 나라에서, 우리로 따지면 재벌, 다른 나라에서는 뭐라 불리는, 그런 게 자꾸 생기는 원리는 그런 이유가 있는 거죠.
이진우: 스웨덴은 한 번 더 가봐야 겠는데요. 오늘은 스웨덴의 전반전까지, 한국경제산업연구윈의 박정호 실장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박정호: 감사합니다.
이 글은 2020년 11월 1일 방송된 MBC 라디오 프로그램 ‘손에 잡히는 경제’에서 ‘종횡무진 세계를 가다’ 코너를 발췌한 것입니다. 글로 옮기는 과정에서 흐름을 부드럽게 하기 위해서 약간의 첨삭이 있으며, 정확한 원본은 팟캐스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종횡무진 세계를 가다, 북유럽 시리즈
2021년 11월 1일 ~ 12월 20일 방송
스웨덴 1 - 공동체 의식이 강한 스웨덴
노르웨이 1 - 북유럽국가들도 부러워하는 나라 노르웨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