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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재미 7

깜빡이는 LED 등 수리

몇 년 전, 화장실의 형광등을 LED로 교체했다. LED의 장점인 긴 수명답게, 언제 교체했는지 잊어버릴 정도로 몇 년 동안 사용했다.한 가지 작은 문제점이 있었는데, 아주 가끔씩 LED 등이 깜빡거린다는 것이다. 항상 그런 것은 아니었다. 대부분은 잘 켜지고 불편함이 없었다. 어떨 때는 몇 달 동안 잘 켜졌다. 그런데 어떨 때는 등을 켜면 1초 주기로 꺼졌다 켜졌다하는 깜빡임 현상이 나타났다. 한 번 깜빡거리기 시작하면 껐다가 다시 켜도 깜빡였다. 그러다 몇 시간 지나고 다시 켜면 깜빡임 없이 잘 켜졌다. 이런 현상은 아주 까끔씩 발생했다. 조금 불편하긴 했지만 참고 살 만한 정도의 불편함이었다.깜빡임의 원인이 무엇일까? 내 가설은 열팽창/수축에 의한 접촉 불량이었다.전선이 약간 팽팽하게 연결이 되어 ..

소소한 재미 2024.08.17

식기세척기를 제거하다

12년 전, 아파트를 분양 받아 들어왔다. 주방에는 빌트인 식기세척기가 설치되어 있었다. 아이들이 한참 클 때에는 먹기도 많이 먹어서 항상 설거지 거리가 쌓여 있었다. 그래서 한창때는 식기세척기를 매일 두 번씩 돌렸었다. 식기세척기는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기계였다. 혹사당한 녀석은 세 번이나 고장이 났었고, 그 때마다 고쳐가며 썼다.  2년쯤 전, 아이들이 다 커서 집을 떠났고 나와 와이프 둘만 남게 되었다. 둘 다 아이들 유학 비용을 대느라 밖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았다. 집에서 음식을 해 먹는 일은 하루 한끼 정도로 줄었다. 그것도 최대한 간단히 딱 먹을 만큼만 해 먹었다. 그래서 설거지 거리가 별로 쌓이지 않았다. 3~4일에 한 번 설거지하면 충분한 정도였다.  그래서 식기세척기가 네 번째 고장이 났..

소소한 재미 2024.05.26

요거트 만들기

유당불내증. 우유를 소화시키지 못하는 병(?)이다. 거창하게 병까지는 아니고, 우유를 먹으면 설사를 하게 된다. 평생을 살면서 내가 유당불내증이 있다는 것을 몇 년 전에야 알았다. 그 이후로는 우유는 물론 아이스크림, 카페라테 등 우유가 들어 있는 음식도 절대 먹지 않는다. 그러다가 요거트는 유당불내증이 있는 사람도 먹을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사 먹는 요거트는 비싸기도 하거니와 단맛이 너무 강하다. 마침 집에 있는 냉장고에 요거트와 우유가 있길래 한 번 만들어 보기로 했다. 집에서 요거트 만드는 법을 인터넷에서 찾아보았다. 대부분 "이러 이렇게 해서 요거트 만들기에 성공했어요~~ 참 쉽죠?" 식의 글이었다. 난 이런 글들을 그다지 신뢰하지 않는데, 하라는 대로 따라 했는데 실패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

소소한 재미 2022.07.03

나의 수영 이야기

이 글은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쓴 글이며, 일반화하기 어려운 개인적인 견해로 작성되었습니다. 어렸을 때의 헤엄 어렸을 때 여름이면 강에서 많이 놀았다. 튜브 같은 것은 없던 시절이라 주로 개헤엄을 치면서 놀았다. 배운 적은 없었어도 남들 하는거 보고 따라해서 개헤엄 정도는 칠 수 있었다. 겁도 없이 한 길이 넘는 곳도 건너다녔다. 그래봐야 몇 미터 가는게 고작이었지만, 어쨌든 건널 수는 있었다. 잘 하는 친구들은 양 팔을 번갈아 휘저으며 제법 그럴듯하게 헤엄을 쳤다. 앞에 ‘개'자를 떼고 불러줄 만 할 정도로 그럴싸해 보였다. 장마에 불어난 강을 건너가는 친구도 있었다. 언젠가 친구들과 강에 놀러 갔었다. 나지막한 보에서 물로 뛰어 들며 놀았다. 보 아래는 떨어지는 물살에 파여 깊은 곳도 있었..

소소한 재미 2021.01.19

미니멀 캠핑, 자작 캠핑, 차박 캠핑

2014년 8월. 아이들 여름방학이 되었다. 해마다 여름방학이 되면 즐거운 추억을 만들기 위해 여행을 가야 한다는 의무감이 생긴다. 올해도 어딘가 가긴 가야 할텐데, 어디를 가야 하나. TV에 캠핑 관련 방송이 나온다. 아이들과 와이프가 우리도 가자고 한다. 요새 유행이라는 것이다. 그까잇 캠핑이 뭐가 좋다고. 한데 나가서 가서 고생만 하지. 나는 별 관심 없이 흘려 들었다. 며칠을 못 정하고 어영부영 하고 있는데, 와이프가 인터넷으로 글램핑을 예약했다고 했다. 글램핑? 그게 뭐야? 먹는 거임? 캠핑의 일종인데 아무 준비 없이 몸만 가면 된다고 한다. 예약하는데 15만원을 줬다고도 했다. 헉. 캠핑을 하는데 돈을 내다니. 그것도 15만원 씩이나. 무슨, 호텔도 아니고. 그렇지만, 방학때 아이들을 위해 뭔..

소소한 재미 2021.01.10

헛개나무차 끓이기

처가집 마당에는 헛개나무가 있다. 장인어른은 해마다 헛개나무 열매와 가지를 따서 말려두신다. 올해는 코로나로 식구들은 못가고 나만 처가집에 갔다. 장인어른이 담근 술 한 병을 주신다. 그리고, 말려놓은 헛개나무 열매도 주신다. 술 먹는 사람에게 좋단다. 집에 와서 와이프에게 보여줬더니, 술주고 약주냐며 웃는다. ㅎㅎ. 맞는 말이네. 헛개나무는 꿀이 많이 나와 꿀벌나무(bee tree)라고도 불린다. 중국 고전에 의하면, "어떤 사람이 실수로 헛개나무 토막 하나를 술독에 빠뜨렸는데, 술이 모두 물로 변했다"고 하고, "헛개나무로 집안 기둥이나 서까래를 쓰면 집안의 술이 모두 물로 변한다"고도 한다. 중국인들 뻥은 알아줘야 하지만, 숙취에 좋기는 한가 보다. 숙취, 주독해소와 간 기능 활성, 정혈, 갈증 해..

소소한 재미 2021.01.09

밤조림 만들기

우리 집 냉장고에 밤이 쌓이기 시작한 것은, 몇 년 전 회사 카페 메뉴에 밤라떼가 생긴 이후부터였다. 밤라떼는 처음 나왔을 때부터 인기가 좋았다. 먹어보니 따뜻한 바밤바 맛이다. ‘오… 집에서 애들한테 해 주면 좋아하겠는데?’ 인터넷을 검색해 보니 만드는 법도 간단했다. 삶은 밤 몇 알과 우유와 꿀을 넣고 믹서에 갈면 끝. 고향 산소 옆에는 밤나무가 몇 그루 있다. 처가 산소 옆에도 밤나무가 많다. 몇 년 전, 추석에 내려가서 차례지내고 남은 생밤이 있길래, 밤라떼를 만들려고 조금 얻어왔다. 삶아서 껍데기 까고 냉장고에 넣었다가, 아이들에게 밤라떼를 만들어 주었다. 엄청 맛있어 했다. 며칠만에 다 먹어 버렸다. 본가와 처가에 아이들이 밤을 맛있게 다 먹었다고 전했다. 그 다음부터, 해마다 가을이면 본가와..

소소한 재미 2020.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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